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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4 김태희 목소리
2008. 3. 24. 17:21

케이비에스 수요기획에서 김태희를 나레이터로 쓴다는 기사는 읽었을 때는
김태희 목소리에 대한 확실한 이미지가 없어서 그냥 감흥이 없고
아 섭외 하는데 힘들었겠구나 시청률과 화제에 메말랐구나...라고 밖에 생각 안 했는데..

일요일에 재방송 해주는 걸 우연히 보게 되었다.

확실히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힘은 있었다.
그 것이 목소리의 힘이었든 구성의 힘이든 간에..

그런데 보고 나니 내용은 생각 안나고 그냥 감정만 생각나는 것이다.

물론 나의 집중력부족 때문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이건 뭔가 아니다 싶다.

무슨 얘기를 하고자 하는 건지는 알겠는데,
확실히 잡히지도 않고
억지로 억지로 결론에 다다르긴 했지만
화제성 만큼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감정은 충분히 전해졌다.
안타깝다.


하지만 그게 다 였나?
수니파와 시아파는 왜 싸우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것임?)
다른 나라의 이라크 난민들은 어떤 처지에 있느지
어떻게 하면 그들이 이라크로 돌아갈 수 있는지
서구 언론에 선전중인 그 이라크로 돌아가는 난민들의 허와 실은 무엇인지...



전쟁이 끝났지만 실제로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인생의 반을 전쟁터에서 보냈다.
우리와 다른 아이들.
유엔의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서 늘어서 있는 사람들.
불쌍하다 충분히

그런데 내가 궁금해 하는 것과 보기 시작하면서 기대했던 내용은 밤톨 만큼도 안나오고
그렇다고 해서 나왔던 내용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된 것도 아니고
그저 기억에 남는 건 감정이 너무 실린 김태희의 목소리와
집에서 쫓겨 나야 한다는 아줌마와
공부 보다는 일해야 한다는 아이들.
전쟁을 이야기하는 아이들.
피디가 유도한 질문에 테러로 죽은 오빠를 생각하곤 막 울기 시작하는 아이.

물론
다큐의 의도가 그런 방향 이었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럼 제목과는 너무 다르지 않나?
그들이 바그다드에 직접 들어가서 찍은 것도 아니고
그저 이라크 난민들의 이야기를 다루었으면
제목도 내용설명도 다르게 갔어야 하는거 아닌가?

그 상황에서 김태희의 목소리는 변사 같았다.
굳이 필요하지 않을 내레이션을 하면서 감정을 끌어 올리는...
그리 큰 기대를 한 것도 아니지만
한시간 다 보고 나서 이거 뭔가 낚였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Posted by White_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