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1.04.13 배신
  2. 2010.10.26 착하게 살자
  3. 2010.10.23 노래
  4. 2009.04.13 언제부터 미리 들어보고 음반을 사게 됐을까?
  5. 2007.12.15 메리 크리스마스
  6. 2007.12.13 선거
  7. 2007.12.12 뒷모습.
  8. 2007.12.05 세 번째 첫 출근
2011. 4. 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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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이라는 단어에 제일 처음 생각난 한 장면.
중학교 때 짝꿍이 어제 뉴스에서 글쓴이가 고정간첩인 걸 봤다며
교과서를 북북 찢어대고 있었음.
무슨 더러운 벌레를 본 듯 그 형체가 사라질 때까지..
학기가 거의 끝날 때였으니 그랬겠지만..
그 종이를 다 없앤 후 손을 털고 있었음.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글 내용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라는
국어 교과서에 자주 실리는 논설문인가 수필인가 그런 글.

그 때도 난 여전히 맹한 상태였고 
그게 무슨 큰 문제냐는 듯이 물었고
친구는 교과서에 그런 사람의 글이 실렸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 했음.
그리고 당연히 교과서에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사람들의 글이 실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분노했다.

난 그런 친구를 보면서 이해할 수 없단 표정으로 눈만 꿈뻑댔고.
지금도 그 어린 아이를 분노하게 한 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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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이라는 건 믿음을 파하는 일이라
배신을 당하려면 상대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나와 다른 편에 선 사람에게 칼을 맞는 건 그냥 당한 거고 
나와 같은 편에 선 사람에게 칼을 맞는 것이 배신. 

그 같은 편이라는 기준도 모호하지만
같은 편이라고 해도 꼭 같은 생각을 하지 않고 같은 길을 가지는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나 혼자 배신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정치인 같은 경우.
정치인들을 믿지 않는다고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지만
그래도 이 나라의 운명을 맡겠다 나선 이들이니까
그 중에 몇명 정도는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한 적이 있고 지금도 몇 명이 있긴 하다.

그들이 보여주는 얘기들이 진실이라 생각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이야기로 풀어내니
다른 상황에서도 나와 비슷한 판단과 결정을 할 것 같은 믿음으로
나의 소중한 한표를 내어주거나 심정적인 지지를 보낸다.

하지만 그게 항상 그렇게 똑 떨어지게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라 
가끔 내가 내 손으로 뽑은 정치인들을 내 입으로 욕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부터 내편이라 믿지 않았던 정치인에게서는 그냥 왜 저러나 싶은 마음에 씁쓸한 썩소를 날리게 되지만..
내편이라 믿었던 이에게는 그보다 더 큰 미움이 생긴다.

그래서 완전한 내편은 없는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단련시켜도 
사회생활을 하거나 투표를 하거나 드라마의 결말이라던가..(?)
여러가지 상황에서
꼭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그러다가 배신도 당하고  
다신 무언가를 전적으로 믿지 않겠다 
배신 당했다는 비참한 기분이 들기 전에 
내가 먼저 쿨하게 여겨주겠다 다짐을 해도..
어느 순간에 밀려오는 배신감에 가슴이 나달나달해지고 
그렇게 우린 살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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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처리도 정말 훌륭하고 
평소에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예의 바르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던 사람이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정말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뒷담화와 욕설로 정리되는 대화를 이끌어 갈 때나..
아니면 개가 되어 여자 동료들을 더듬고 다닐 때나..

뭐 그외에도 여러가지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나의 생각과 믿음에 벗어나는 여러가지 소소한 일들에서도..
난 나홀로 소심하게 속으로
"이건 배신이야!"를 외치곤 한다.

요즘에 트위터를 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여러가지 말이 쉴새 없이 흐르는 타임라인에서
분명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인 줄 알고 팔로우 했는데,
전혀 나와 다른 생각을 줄줄 늘어 놓는 걸 본다던가..
이런 사람은 이러할 것이다 싶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성향의 트윗을 던져 놓는 걸 보면서 
언팔도 하고 무시하고 그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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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혼자 느끼는 배신감은 내 탓이 90%이상이다.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냥 몰래 보고 있다가 그리 느끼고
서둘러 판단하는 내 버릇때문에 그런 나홀로 배신을 자주 경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 사는게 나의 믿음대로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다는 걸 알게 된 후에도..
그런 소소한 배신감들에
교과서를 찢어내던 친구마냥 분노하고 열을 토해내는 날 발견할 때면..
아직도 이 나이에... 내가 세상에 적응을 잘 못하고 덜 컸나 싶기도 하고... 
Posted by White_Luna
2010. 10. 26. 00:27


언젠가부터 경구처럼 외던 착하게 살자라는 말을 안 하게 되었다.

절에 다니시던 할머니는 언제나 나의 악행이 곧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고 하셨더랬다.
덕을 쌓으라는 말도 하셨던 것 같고..


그런데 언제부터였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더이상 착하게 살자라는 말을 억지로라도 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부터였을지도 모르고..
착하게 살다가 내 복장이 터지고 말겠다고 깨달았을 때 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착하게 산다고 해서 누가 그걸 알아주겠나 싶기도 하고..
내가 착하게 한다고 한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불편이 될 수도 있고
꼭 착하게 산다고 해서 복이 내리는 세상도 아닌 거 같고..

그냥 착하게 물러터지게만 살다가는 사람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착하게 굴다가 갑자기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그 비난은 더 거세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타고난 성질대로 하고 살면 사람이 변했다고 하고 혹은 내숭떤다고하고

그냥 확 세상에 대한 줄을 놓고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도 놓고 사람들의 시선도 놓고 살면서부터 
그냥 내 멋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다보니.
요즘 너무 못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

그래서 저렇게 밖에 바람이 무섭게 불면 
혹은 어디서 조그맣게 벼락이라도 떨어지면 
난 누가 나에게 벌을 내리지 않나 덜덜 떨면서 밤을 지내야 하는 건가... 싶다.




Posted by White_Luna
2010. 10. 23. 20:47

깔깔거리며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익숙한 멜로디가 배경음으로 쓰인다.

뭐 자주 듣는 노래긴 하지만 문득 그 노래에 옛날 생각이 났다.
어떤 영화가 떠올랐고 
그 영화와 함께 당시의 누군가가 떠올랐다.

이상하다.

그 영화를 같이 본 것도 아니고...
그 노래에 대한 추억도 없는데 말이다.

요즘들어 그런 게 좀 심해지긴 했지만..
문득문득 그렇다 
옛날 노래에서는 당시의 냄새가 같이 난다.

잡념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해서..집중하기 어려워 죽겠다 푸념하는 대신에 
한동안 노래에 젖어 당시를 느껴본다.
그 때의 나와 그 사람을 다시 떠올려 본다.
물론 내 편할대로 편집된 기억이겠지만 기억을 떠올리는 동안은 따듯하고 행복하다.

프로그램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넋을 놓고 잠시 멍하니 있는다.

노래가 끝나고 다시 새로운 노래에 새로운 상황이 눈에 들어와 그 기억에서는 빠져 나왔지만
노래로 떠올렸던 행복했던 기분은 아직도 두근 거리게 한다.

그래 뭐 그렇게 살면 되는 거지.
맞지?   

Posted by White_Luna
2009. 4. 13. 17:24
오랜만에 너무나도 맘에 드는 곡이 생겨서 씨디를 사야겠다 맘을 먹고 음반 쇼핑몰을 찾아서 음반을 찾았다. 흥분했던 마음도 잠시 내가 이 음반에서 들은 곡은 한 곡인데, 이 음반을 주문해도 될까...싶은 거다.

내가 처음 산 씨디는 이승환 4집이었다.
천일동안이 있는 예쁜 패키지에 들어있는 앨범 이었는데, 그 씨디를 사서 집에 오자마자 비닐을 뜯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씨디 알맹이를 넣어서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전곡이 플레이 되는 동안 꼼작없이 카세트 앞에 붙어서 가사지를 보면서 소리 하나라도 놓칠까봐 꼼짝없이 듣고 있었다.

그 후로 나름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생기고, 마음에 드는 노래들이 생기면 용돈을 아껴서 음반 가게로 달려가곤 했다. 라디오에서 들은 한 곡, 어느 공연장에서 들은 한 곡때문에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테입에 노래를 녹음해서 듣기도 했지만, 씨디로 듣는 기분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도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공짜로 전곡을 받는 곳까지 생겼다. 그렇게 전곡을 들어보고 그냥 엠피쓰리 기계에 넣어서 다니거나, 그렇게 맘에 드는 앨범만 골라서 씨디를 샀다.

아니면 음악다운 사이트에서 한곡씩 골라서 산다.
아니면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기분으로 배경음악을 갈아 치웠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씨디를 산 지 너무 오래된 거다. 변명 같지만 그동안 음악을 찾아 듣는다는 것의 재미를 잊고 살았던 거다.

오랜만에 음반 사이트에 들어가니 갑자기 흥분된다. 너무 마음에 드는 가수들의 이름이 빼곡이 들어찼다. 괜히 또 두근댄다. 씨디 래핑을 뜯는 그 흥분과 비슷하다. 물론 다 들어본 곡이 들어 있는 앨범들은 아니지만 정말 맘에 드는 그 노래가 들어 있는 앨범과 또 다른 두서너개의 씨디를 골라서 주문해야겠다.

그동안 다니던 음반가게들이 모두 장사를 접은 지금.
시디를 사서 집으로 달려오던 그 기분은 사라졌지만
어떤 곡이 나올까 기대하며 듣는 그 기분... 다시 느낄 수 있겠지?

아유 기분 흥분된다.
Posted by White_Luna
2007. 12. 15. 01:24

12월에는 중경삼림을 ㅠㅠㅠㅠㅠ 극장에서 볼 수 있어 ㅠㅠㅠ

라면서 12월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지난 한 달 폭풍처럼 몰아친 하루하루때문에 날짜 따져볼 새도 없이

벌써 12월도 중순이네


대선-_-투표일이 닷새 남았고

크리스마스가 열흘 남았고


올해는 보름정도 남았다.








하아.....







나 이제 스물 일곱이야?




하아....-_-

Posted by White_Luna
2007. 12. 13. 22:50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우겠습니다.

좋은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다 필요 없으니까

가뜩이나 정신없고 바쁜 출근 시간에 시끄럽게 엠프 틀어놓고 떠들지도 말고

가뜩이나 차 많고 얽히는 도로에서 불법 주차해 놓고 영상 틀어대지 말고

좀 조용히 좀 지나갑시다.


어쨌던 간에 그 세 후보는 안뽑아야지


무슨 선거가

누가 어떤 공약으로 어떻게 일하겠다는 얘기는 안하고

로고송 자랑에 누가누가 인사 더 잘하나 내기하는 꼴임.

이거 뭐 유치원 학예회도 아니고 초등학교 운동회도 아니고

똑같은 옷에 모자에 알록 달록하게 입고 나와서 뭐하자는 거임?


이도저도 다 필요 없으니까 제발 좀 조용히 좀 합시다.

Posted by White_Luna
2007. 12. 12. 01:20

이상하게도 오늘 하루 종일

비슷한 뒷모습들에 괜히 맘이 설레고 그랬다.

괜히 그 비슷한 뒷모습들이 뒤를 돌아주면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씩 웃으면서 반갑다 인사해 줄 것 같았는데..

결국 그 뒷모습들은 뒷모습인 채로 바쁘게 사라졌다.

어찌나 오늘은 또 그렇게 비슷한 그 뒷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어 주시던지.



내가 바라는 그 모습이 아니라도 좋으니

그냥 그렇게 우연히라도 한 번 마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

한때는 혼자 속태우며 괜히 비죽거리면서 자신을 피하던 내가

여유롭게 웃으면서 지금은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



이래도 저래도 좋으니

그냥 어떻게 살고 지내는지나 전해 들었으면 하는 생각.



짝사랑만 백만년째.

지지리 궁상도 백만년째.








잘 살고 있는 거죠?

Posted by White_Luna
2007. 12. 5. 00:29

대학 졸업 후 세번째 첫 출근

그간 다녔던 곳들에서 일년도 채우지 못했고

이번에도 그리 오래 다닐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뭐 해보는 거지 뭐 까짓거 인생 뭐 있겠냐 싶은데



학원다니면서

차라리 미친 듯이 바쁘면서 내 할 일하면서 바쁘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할 일하면서 바쁘게 생겼다.

일이 장난이 아닌 듯.






암튼 노트북 사주신 아부지 얼굴을 봐서라도 이 바닥에서 끝을 봐야하긴 하겠는데.

이거 원..-_-...당최 출퇴근부터가 아주 힘들어 힘들어...-_-....
Posted by White_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