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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6 중경삼림
2007. 12. 16. 16:48


중경삼림을 보러 갔다.

블로깅하자마자 필받아서 그대로 스폰지하우스 홈페이지로 달려가서 예매 했음 ㅎㅎ




황색눈물을 보러 갔을 때

배우들이 아무리 좋아도 사진은 찍지 마세요.

하던 아저씨가

영화 시작 전에 스크린 앞에 서서

압구정 스폰지하우스보다 스크린이 커졌어요..(ㅎㅎ)

사장님하고 우리가 보고 싶어서 틀었는데 연일 매진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시작하는 조그만 극장에서

10여년 전에 봤던 그 영화를 다시 봤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니 예매를 완료하고 아침에 출근하러 나서면서도

일하면서도 기분이 붕 떠 있는 기분이고

영화를 보고 하루가 지난 지금도

아직도 영화 속에 있는 기분이다.


처음 중경삼림을 본 건 비디오로 였다.

열혈비디오 소녀였던 중학생 시절

화려한 영상과 당시 최고였던 금성무 얼굴에 반해서

당시 화제가 되었던 OST에 반해서

정말 좋아했던 영화였는데


그 후속으로 나왔던 다른 왕가위 영화들에서 무한 반복되는

영상과 이야기 구조에

처음 좋아했던 기분은 사라지고

나에게 그저그런 영화로 전락해 버렸다.


나에게 중경삼림에 대한 기억은

화려한 화면의 도막들과

무척이나 감성적이었던 대사들 몇마디 였다.

줄거리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거다.


나에게 중경삼림에 대한 기억은

영상보다는

스틸컷으로 만든 엽서와 그 위에 쓰여진 대사들 이었다.


아무래도 내러티브보다는

이미지를 중시한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었을 듯.



그 좋아했던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해서

조금은 무리해서 영화를 보러 갔는데..


금성무는 그 뽀송뽀송하던 얼굴에다가

양조위는 하아 뭔가 지금이랑 똑같은데 살짝 젊은..하아...ㅠㅠ

왕비는 귀여워 귀여워....


열혈비디오소녀시절에 섭렵했던

다른 홍콩영화 속의 배우들의 모습도 같이 떠오르는 거다.


스틸컷처럼 도막나 있던 내 기억 속의 영화의 빈자리를 채우며

뒤에 예상되는 장면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두시간 내내 영화 속에 홀딱 빠졌다.


무수히 반복되었던 중경삼림에 대한 영화평들과

이후에 그를 동경한 후배 감독들이 보여준 무수한 오마주에 묻혀서

정작 원작은 잊혀져 가고 있었던 차였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내 안의 원작에 대한 아우라를

조금씩 갉아 먹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다시 극장에서 만난 영화는

처음 거실 구석 비디오데크에 비디오테잎을 밀어넣던 그 흥분을

고스란히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가 나이를 먹었기에

보이지 않던 부분들을 새삼 보게 되었다.

아마도 당시 이해할 수 없었거나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었기에

맘에 드는 부분들만 기억했었나 보다.


자신의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년으로 하고 싶다던 녀석도

자신의 옛사랑에 총을 겨누는 녀석도

남 몰래 짝사랑하는 이의 집을 드나드는 녀석도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 여자를 좋아하게 된 녀석도


그때의 나보다 지금의 나에게 가까운 녀석들이었다.


기억 속의 영화보다 무척이나 밝고 유머가 가득한 영화다.


아 정말 이건 스폰지하우스 만세만세 만만세~~!!!!!!









덧.

양.조.위. 하아...-_-

솔직히 얼마 전에 집에서 디비디로 중경삼림을 볼때까지도 그닥

양조위에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아주 표정...ㅠㅠㅠㅠ

내가 왕비언니에게 빙의 하고 싶을 정도였음.


뭐냐규 뭐냐규...ㅠㅠㅠ

사람이 그렇게 멋져도 되는 거냐규...ㅠㅠㅠㅠ

이거이거 극장에서 보니까 보이는 눈빛인거야?

하아 진짜 이사람 ㅠㅠㅠㅠㅠ


아 색.계 보러 가야하나?

그 전에 화양연화나 다시 함 볼까?

아 양조위 양조위...ㅠㅠ


영화도 오래 되었고

처음 영화를 보던 나도 어느 새 꺽인 이십대지만..

변하지 않은건 멋진 배우만 보면 눈 돌아가는거...ㅋㅋㅋ

Posted by White_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