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3. 17:24
오랜만에 너무나도 맘에 드는 곡이 생겨서 씨디를 사야겠다 맘을 먹고 음반 쇼핑몰을 찾아서 음반을 찾았다. 흥분했던 마음도 잠시 내가 이 음반에서 들은 곡은 한 곡인데, 이 음반을 주문해도 될까...싶은 거다.

내가 처음 산 씨디는 이승환 4집이었다.
천일동안이 있는 예쁜 패키지에 들어있는 앨범 이었는데, 그 씨디를 사서 집에 오자마자 비닐을 뜯어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씨디 알맹이를 넣어서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전곡이 플레이 되는 동안 꼼작없이 카세트 앞에 붙어서 가사지를 보면서 소리 하나라도 놓칠까봐 꼼짝없이 듣고 있었다.

그 후로 나름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생기고, 마음에 드는 노래들이 생기면 용돈을 아껴서 음반 가게로 달려가곤 했다. 라디오에서 들은 한 곡, 어느 공연장에서 들은 한 곡때문에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테입에 노래를 녹음해서 듣기도 했지만, 씨디로 듣는 기분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러다가 인터넷에서도 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공짜로 전곡을 받는 곳까지 생겼다. 그렇게 전곡을 들어보고 그냥 엠피쓰리 기계에 넣어서 다니거나, 그렇게 맘에 드는 앨범만 골라서 씨디를 샀다.

아니면 음악다운 사이트에서 한곡씩 골라서 산다.
아니면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기분으로 배경음악을 갈아 치웠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 씨디를 산 지 너무 오래된 거다. 변명 같지만 그동안 음악을 찾아 듣는다는 것의 재미를 잊고 살았던 거다.

오랜만에 음반 사이트에 들어가니 갑자기 흥분된다. 너무 마음에 드는 가수들의 이름이 빼곡이 들어찼다. 괜히 또 두근댄다. 씨디 래핑을 뜯는 그 흥분과 비슷하다. 물론 다 들어본 곡이 들어 있는 앨범들은 아니지만 정말 맘에 드는 그 노래가 들어 있는 앨범과 또 다른 두서너개의 씨디를 골라서 주문해야겠다.

그동안 다니던 음반가게들이 모두 장사를 접은 지금.
시디를 사서 집으로 달려오던 그 기분은 사라졌지만
어떤 곡이 나올까 기대하며 듣는 그 기분... 다시 느낄 수 있겠지?

아유 기분 흥분된다.
Posted by White_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