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6. 00:27


언젠가부터 경구처럼 외던 착하게 살자라는 말을 안 하게 되었다.

절에 다니시던 할머니는 언제나 나의 악행이 곧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고 하셨더랬다.
덕을 쌓으라는 말도 하셨던 것 같고..


그런데 언제부터였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더이상 착하게 살자라는 말을 억지로라도 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도 아무리 착하게 살아도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부터였을지도 모르고..
착하게 살다가 내 복장이 터지고 말겠다고 깨달았을 때 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착하게 산다고 해서 누가 그걸 알아주겠나 싶기도 하고..
내가 착하게 한다고 한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불편이 될 수도 있고
꼭 착하게 산다고 해서 복이 내리는 세상도 아닌 거 같고..

그냥 착하게 물러터지게만 살다가는 사람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착하게 굴다가 갑자기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그 비난은 더 거세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타고난 성질대로 하고 살면 사람이 변했다고 하고 혹은 내숭떤다고하고

그냥 확 세상에 대한 줄을 놓고 살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도 놓고 사람들의 시선도 놓고 살면서부터 
그냥 내 멋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다보니.
요즘 너무 못되게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해서..

그래서 저렇게 밖에 바람이 무섭게 불면 
혹은 어디서 조그맣게 벼락이라도 떨어지면 
난 누가 나에게 벌을 내리지 않나 덜덜 떨면서 밤을 지내야 하는 건가... 싶다.




Posted by White_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