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p
개처럼 동전을 모아서 학처럼 은혜를 갚는 남자다
81p
-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들었는데.
교텐이 말했다.
- 그건 추락한 적 없는 인간들이나 하는 허울 좋은 말이야. 너도 알지 않냐?
- 글쎄다
교텐은 조금 피우다 만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눈을 감았다 희미하게 웃고 있는 것 같았다.
251p
-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냥 사고일 뿐이죠.
- 그렇지 않아 나는 교텐이 싫었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 수 없는 음침한 녀석이라고 미워했어.
분명히 자신이 특별하다고 착각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어.
+
328p
- 지금까지 몇 번이고 남들한테 말해 줬을 테지만 나도 말할게.
넌 별로 잘못하지 않았어.
- 악의가 없었다고 해서 죄가 아닌 건 아냐.
+
329p
- 어때? 아물엇지?
새끼 손가락이 다른 손가락보다 조금 차갑긴 하지만, 문질러 주면 온기가 돌아.
원래대로 돌려 놓을 순 없어도 회복할 순 있다는 말이야.
-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읽었는데
책은 이렇게 재밌는데
영화는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뭐 이건 거의 대부분 원작이 더 낫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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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본 건 에이타때문이었음.
다다가 에이타고 교텐이 마츠다 류헤이였고..
영화를 보고 나서 괜히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만 자꾸 생각나서 좀 우울했음.
도르지 그 불쌍한 것이 자꾸 생각나서..
다다는 그냥 그 도르지가 일본인으로 환생한 것 같았음.
뭐 에이타가 연기한 탓이 제일 크지만
뭐 이렇게 일본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애들은
이런 식으로 불쌍하거나 안쓰러운 애들이 많은 건지 모르겠음.
내가 그런 것만 골라서 보나?
근데 생각해보니 공중정원의 그 싸이코 의사도 있었고
가네시로 카즈키 소설에 나오는 애들도 있긴 했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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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 영화처럼 어둡고 우울하지만
중간에 간쳐진 유머들이 갑자기 툭툭 티어나오는 맛이 좋았음
그러면서 소설은 독특한 분위기를 잡아 가는데..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이런 부분을 좀 실패한 듯.
영화는 어둡고 어둡고 또 어두웠는데..
주인공들이 가끔 하는 농담은 그냥 픽하는 웃음도 안 나왔.... 아 이거 내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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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소설을 읽으면서 문체니 뭐니 하기는 좀 그렇지만
짧게 짧게 툭툭 던지는 문장이 참 좋았음.
다다와 교텐의 대화도 그런데..
'싸울 일도 없을 정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얘기하지만
너무 친해서 서로 편하게 얘기하는 그런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 같은 문체
억지로 멋부리지도 않아서 더 좋고
그럼에도 감동이 후려치는 글이라서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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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으면서 다 읽어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
다다랑 교텐이랑 이 작가가 너무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