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3. 16:21

우연하게 만난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전혀 다른 세계가 만나서 

그 안의 공통점으로 동감을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 보면서 변해간다. 

아버지와 아들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한 관계에서 

각자 가지고 있던 갈등을 서서히 없애가는데..


그게 야쿠쇼 코지와 오구리 슌이다.

정말 두 배우를 두고 봐도 아무런 접점이 없어 보인다.

일본에서 배우로 활동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서로 찍어왔던 영화들의 분위기도 사뭇 다른 두 배우가 이야기를 끌어간다.


야쿠쇼 코지가 연기하는 인물은 벌목으로 살아 가는 60세 아저씨.

아내의 3주기를 앞두고 아들과 사이도 좋지 않다.

그저 혼자 밥을 차려 먹고 도시락을 싸서 일하러 가는 게 일상의 전부.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함께 하게된 영화 촬영현장에서 새로운 흥미거리를 만난다.


오구리슌이 연기하는 25세의 영화 감독은

촬영현장에서 목소리도 크게 못내고 

심지어 스텝들에게 짐으로 취급된다. 

그런 현장에서 도망가려는 길에 벌목하는 동네 아저씨를 만난다.




참 일본영화스럽게 풀었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나열되면서 기복이 크지 않은 위기와 절정을 지나

감동의 엔딩으로 그리고 그렇게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에필로그로 마무리.


가족이나 옆에 있는 친구들이 살아가면서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지만 

그들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이나 전하지 못하는 내 속을

전혀 상관 없는 이들에게 보여주면서 마음을 다잡거나 엉킨 마음을 풀 때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감독에게 시나리오가 재밌다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신감을 찾게 해주고.

둘이서 같이 목욕을 하고 라면을 먹고 장기를 두고..

그러면서 야쿠쇼 코지가 영화 현장에 점점 도움을 주고 

그러면서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자신감을 찾고 

그런 감독의 모습에서 이름과 나이가 같은 자신의 아들을 보게 되고 

친 부자간에서는 하지 않는 대화를 통해 자신의 아들과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고 ...


현장에서 자신감을 잃고 감독 의자에도 앉지 못하는 감독에게 

자신의 아들에게 장기판을 만들어 준 것처럼 

좋은 나무에 이름과 나이를 새긴 의자를 만들어 주는 모습은 괜히 마음이 찡해졌다. 


그리고 나이와 나무에 대한 이야기.

25년을 자란 나무와 60년을 자란 나무는 다른 나무들 사이에서 크게 다를바 없고 차이도 느끼지 못한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고 살아가는 모습을 얘기하고 싶었던 건가?

영화'현장'과 벌목'현장'은 서로 다른 세계일지는 몰라도 

대장(감독)이 있고 그에 따라 각자의 맡은 일을 해서 하나의 일을 완성하는 것처럼.







딱따구리와 비 (2012)

The Woodsman and the Rain 
7.5
감독
오키타 슈이치
출연
야쿠쇼 코지, 오구리 슌, 코라 켄고, 우스다 아사미, 후루타치 칸지
정보
드라마, 코미디 | 일본 | 129 분 | 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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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White_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