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3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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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얼마 전 속수 무책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했고 

가깝게는 친구들이 부모님 상을 당했다.


언제나 죽음은 가까이에 있다.

내가 사랑했던 배우가 세상을 떠난 일도 있었고  

젊다 못해 어린 나이에 친구는 병으로 하늘로 갔고 

십수년을 함께 살았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죽음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기억이 있다.


사람의 죽음이란 그것을 알고 있었고 준비했던 간에 

사고나 재앙으로 인해 갑작스레 떠나 보냈건 간에 

언제나 충격적이고 적응을 하기 힘든 일이다.


어느 누군가의 죽음에 적응한다고 말하는 게 맞는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전화를 걸어 통화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아침 저녁으로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던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던 누군가가 

그런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누군가가 

세상에서 그냥 흔적만 남기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죽은 이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남아 있는 이들은 그가 남기고 간 흔적을 보며 그가 있었지만 더 이상 없는 상황을 받아 들이고 그가 없는 삶을 살 준비를 해야 한다. 

언제나 그 흔적은 괴롭다. 핸드폰에 남아 있는 그의 번호와 메신져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함께 했던 기억이 문득 문득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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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랑하던 사랑해주던 이들의 죽음을 겪은 남,녀가 만나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사람이 죽고 시작하는 이야기.

사람이 죽으면서 이야기가 끝나는 게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들의 계속되는 삶에 대한 이야기.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숨겨진 상처를 

평생을 가져가야만 할 줄 알았던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고 빨간약도 발라주는 그런 이야기.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그 즈음.. 그런 온도의 

미남미녀의 청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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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보다 더 밝은 이야기로 편집되었다.

주인공들과 얽힌 좀 답답하고 답 안 나오는 인물들은 쳐 내고 

주변 인물들을 좀 간소화 하고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줄거리에만 집중해서 

장편 만화라 자잘한 에피소드들도 있고 기승전결이니 구성도 복잡한 데 

영화에 맞는 구성으로 잘 편집하고 다듬어서 보기 좋았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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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는 해도 원작.. 내용이 자세하게 기억이 안 나고.. 이미지만 남아 있는데

이렇게 밝은 얘기는 아니었고 꽤 어두운 얘기도 있고 집착하는 여자애도 나왔던 거 같고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귀게 되는 데 방해 공작을 하는 인물이며 사건이 되게 짜증 났던 기억도 있는데...

그런 게 거의 없고 그냥 물 흘러 가듯이.. 보기 편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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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밝고 맑고 깨끗하기만 한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죽음에 대한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

아무래도 지금 세상이 세상이고..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남은 잔상.



안경 낀 오카다 마사키 



여주인공을 지긋이 바라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도 되나 마나 그런 고민을 하는 것 같은 오카다 마사키



감기 걸렸다고 복숭아 먹여 달라는 오카다 마사키



오해하고 가는 여자 붙잡아서 남자답게 훅 기습 포옹을 하면서 고백하는 오카다 마사키..







영화의 작품성은 배우의 미남도가 높여 준다는 명언이 나온 시기에 딱 맞춰 본 정말 작품성 높은(?) 영화.


 


Posted by White_Luna